“우리 회사는 직원들과 소통이 잘되는 편입니다.”
사장에게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직원들과 자주 식사하고, 사무실 문도 열어두고, 회의 때마다 의견을 물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합니다.
그런데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달라지는 게 없어요.”
사장이 생각하는 소통과 직원이 경험하는 소통 사이에는 때로 꽤 큰 거리가 있습니다. 직원에게 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까지 열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장의 리더십은 직원이 사장 앞에서 얼마나 말을 잘하는가보다, 사장이 없는 자리에서 회사를 어떻게 이야기하는가에서 드러납니다.

직원의 마음은 ‘들어주는 척’할 때 닫힙니다
직원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청입니다. 그러나 경청을 단순히 직원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직원이 어려움을 이야기하는데 사장이 곧바로 해결책부터 제시할 때가 있습니다.
“그건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사장에게는 답이 분명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이 말하려던 것은 업무 방법이 아니라, 그 방법을 실행하기 어려운 현장의 사정일 수도 있습니다. 사장의 답이 너무 빨리 나오면 직원의 설명은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물론 직원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결정권을 가진 사장이라면 때로는 분명히 거절해야 합니다. 그러나 충분히 듣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과, 끝까지 듣기도 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다릅니다.
직원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의 말이 언제나 채택되는 회사가 아닙니다. 자신의 말을 가볍게 취급하지 않는 회사를 원합니다.
사장이 직원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면, 이후에 어떻게 검토했고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도 알려주어야 합니다. 의견을 받는 데서 끝나는 소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학습만 남깁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공을 제대로 알아볼 때 힘을 갖습니다
직원이 성과를 내면 사장은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일을 하라고 채용한 것 아닌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맡은 일을 해내는 과정에는 직무기술서에 적히지 않은 수고가 있습니다. 갑자기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 동료의 빈자리를 메우고, 고객의 불만을 감당하면서도 약속한 결과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 기여를 사장이 알아본다면 직원의 마음에는 오래 남습니다.
“이번 고객 문제는 당신이 끝까지 맡아준 덕분에 해결됐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는 구체적일수록 진심이 전달됩니다. 어떤 일을 보고 감사하는지 말해야 직원도 사장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느낍니다.
특히 직원이 이룬 성과를 사장이 자신의 공으로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외부에서는 사장이 회사를 대표하더라도, 내부에서는 누가 실제로 애썼는지 분명히 인정해야 합니다. 직원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일까지 살피는 사장에게 사람들은 마음을 엽니다.
직원의 마음을 얻는 일과 직원에게 인기 있는 일은 다릅니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으라는 말을 모든 직원의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불편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성과가 부족한 직원에게 개선을 요구해야 하고,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요청은 거절해야 합니다. 사업이 어려워지면 직원들이 반기지 않을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순간에 사장이 해야 할 일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판단의 기준과 이유를 정직하게 설명하고, 그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처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직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중요한 변화는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면 직원은 그 말을 믿기 어렵습니다. 모든 의견을 반영할 수 없더라도, 설명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은 자신에게 늘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사장보다, 불리한 결정 앞에서도 기준을 숨기지 않는 사장을 더 오래 신뢰합니다.
약속은 지킬 수 있는 만큼만 하십시오
사장의 한마디는 직원에게 가볍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면 꼭 보상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승진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해 보겠습니다.”
사장은 격려하는 마음으로 말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원은 그 말을 자신의 미래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상황이 바뀌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침묵하지 말고 사정을 설명해야 합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보다 직원의 마음을 더 크게 상하게 하는 것은, 사장이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는 듯 행동하는 것입니다.
사장의 말에 무게가 생기는 순간은 큰 비전을 이야기할 때만이 아닙니다. 작은 약속을 기억하고 지킬 때입니다.
사장이 먼저 직원의 곁으로 가야 합니다
사장이 직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직원이 어떤 문제와 씨름하는지 묻고, 답을 끝까지 듣는 데서 시작하면 됩니다. 그 후에 사장이 할 수 있는 지원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명히 말하면 됩니다.
때로는 사장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 직원이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을 치워주는 편이 더 큰 도움이 됩니다. 불필요한 보고를 줄이고, 부서 사이에 막힌 협의를 풀어주고, 책임을 맡긴 사람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일입니다.
직원은 자신을 위해 한 번 말을 잘해준 사장보다, 자신이 일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행동한 사장을 신뢰합니다.
사장이 직원의 존경과 신뢰를 얻고 싶다면 먼저 직원들을 존중하고 신뢰해야 합니다. 직원에게 공을 돌리고, 잘못된 판단은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며, 어려운 이야기를 듣고도 관계를 끊지 않아야 합니다.
직원들의 마음은 사장의 권한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매일의 판단과 행동이 쌓여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마무리
직원들에게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사장이 먼저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직원들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있는가?”
“그들이 한 일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내가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가?”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첫걸음은 직원들의 마음을 알려고 하는 데 있습니다.
말을 듣고, 기여를 알아보고, 약속을 지키십시오.
직원들이 사장을 믿고 따라오는 이유는 사장이 자신을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터에서 거듭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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