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은 말에서 시작된다.”
직장에서는 말 한마디가 관계를 만들고, 문화를 형성합니다.
‘반말’은 권위의 언어로, ‘존댓말’은 존중의 언어로 작동합니다.
상사와 부하, 동료 간의 언어 습관은 곧 조직문화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말투 하나가 신뢰를 쌓을 수도 있고,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존댓말 리더십’은 결국 사람을 남기고, 조직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1. 반말, 익숙하지만 위험한 언어 습관
한국의 직장에서는 여전히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남아 있습니다.
“그거 빨리 해.” “이건 왜 이래?”와 같은 표현조차도 일상처럼 오가지만, 그 속에는 권위와 위계가 숨어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 습관은 단순한 말투를 넘어, ‘누가 더 위에 있는가’를 매일 상기시키는 행위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20여 년의 직장생활 동안 상사나 부하직원 그 누구에게도 반말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항상 경어를 사용했고, 그것이 조직 내 신뢰와 존중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언어는 협업의 기본이며, ‘존댓말’은 조직 내에서 가장 비용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문화 개선의 수단입니다.
2. 경어가 만드는 심리적 안정감
언어는 조직문화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경어를 사용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며, 불필요한 방어심이 사라집니다.
이는 곧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으로 이어져, 소통과 피드백이 활발한 조직을 만듭니다.
반대로 반말이나 명령조의 언어가 일상화되면 구성원은 쉽게 위축되고, 창의성이나 자율성이 줄어듭니다.
3. 판례로 본 ‘반말'의 법적 경계선
직장 내 언어 문제가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법원에서도 “상사가 반말을 했다고 해서, 부하직원의 폭언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제10-3행정부, 2024.6.20. 선고)
이 사건에서 하급자인 공무원 A 씨는 상급자의 지속적인 반말에 불쾌함을 느껴,
“당신 볼 때마다 기분 나빠요.” “뭘 그렇게 봐요. 눈을 확…” 등 폭언을 했고, 결국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A 씨는 “상사가 먼저 반말을 했으니 내 행동은 정당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상사의 반말이 부적절하더라도 폭언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폭언이 다른 직원들 앞에서 이루어져 상급자가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낀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상사가 “친분 없는 관계에서 반말을 한 것은 부적절했지만, 이후 사과한 점”을 고려하여 폭언의 정당화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례는 “상사도 경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동시에 “하급자 역시 언어적 폭력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상호책임의 원칙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4. 직장 내 반말은 조직 리스크입니다
반말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반말, 무시, 고압적 언행은 그 자체로도 괴롭힘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복적이거나 특정인을 향한 반말은 징계나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5. 존댓말 문화의 확산이 곧 리더십의 품격입니다
반말은 친근함이 아니라, 권위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리더가 경어를 사용하면 권위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와 존중을 얻게 됩니다.
‘존댓말 리더십’은 직원들에게 인간적이고 성숙한 리더로 기억되게 합니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 사내 ‘공식 소통 언어’로 경어 사용을 장려합니다.
- 관리자 대상 언어 예절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시행합니다.
- ‘존댓말이 기본입니다’ 캠페인을 통해 언어문화를 확산합니다.
- 비공식 자리에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킵니다.
6. 맺음말
반말은 한국 직장문화의 오래된 그늘입니다.
“편해서 쓴다”는 이유로 유지되어 왔지만, 이제는 존중과 평등의 언어로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조직에서 사용하는 말투는 곧 그 조직의 문화를 드러냅니다.
저는 지금도 확신합니다.
반말을 하지 않는 '존댓말 리더십’이야말로, 사람이 오래 남는 조직과 신뢰가 쌓이는 회사를 만드는 기본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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