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 “누구나 억울한 평가를 받아본 적이 있다”
인사평가 시즌이 다가오면 회사 안은 묘한 긴장감에 싸입니다.
성과보다 표정이, 데이터보다 감정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자주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공정하지 않다.”
직장 내 불만, 이직, 관계 악화의 상당수는 바로 평가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평가제도’ 자체보다는 그 제도를 다루는 평가자의 태도와 언어에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평가자가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조직의 분위기를 결정합니다.
그 짧은 순간이 바로 ‘평가자의 MOT(Moment of Truth)’, 진실의 순간입니다.

Ⅱ. 인사평가의 대표 오류 5가지
평가의 신뢰는 제도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식 오류에서 시작됩니다.
- 최근효과 (Recency Bias)
가장 최근의 성과나 사건이 전체 평가를 왜곡합니다.
→ 평가 전 성과 로그를 연중 꾸준히 기록하셔야 합니다. - 유사성 편향 (Similarity Bias)
자신과 비슷한 성향이나 스타일의 직원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평가자 교육 시 **‘나의 기준’이 아닌 ‘역할 기준’**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 후광효과 (Halo Effect)
한 가지 강점이 전체 인상을 덮어버립니다.
→ 항목별 근거를 구체적으로 남기면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상대평가의 착시 (Forced Distribution Trap)
공정함을 위한 분포제도가 오히려 불필요한 경쟁을 초래합니다.
→ 조직 간 성과 난이도와 역할 차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 피드백 부재형 평가 (Feedback Vacuum)
평가를 점수로만 끝내고 대화가 없는 경우입니다.
→ 평가 이후의 면담이 제도의 완성입니다.
이 다섯 가지 오류는 평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평가자에 대한 리더십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Ⅲ. 평가자의 MOT – 다섯 가지 진실의 순간
평가는 서류로 남지만, 리더의 태도는 구성원의 기억 속에 남습니다.
- 결과를 통보하는 순간 – 신뢰가 갈립니다
“이번엔 조금 낮게 나왔어요.”
이 한 문장에 따라 구성원은 납득하거나 상처받거나, 혹은 회사를 떠나기도 합니다.
평가결과 통보는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신뢰의 시험대입니다.
공정성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 가능성’이며,
결과를 납득시키는 것은 점수가 아니라 설명의 투명함입니다. - 근거를 말하는 순간 – 객관과 주관의 경계가 무너집니다
“노력은 하셨지만 결과가 부족했어요.”
이 말에 구체적 기준이 없다면 모든 것이 감정적으로 들립니다.
“이번 분기 OO프로젝트는 목표 90% 달성, 일정은 2주 지연”
이 한 줄의 **구체적 근거(Behavior-Based Evidence)**가 평가의 객관성을 만듭니다. - 피드백을 주는 순간 – 관계가 정해집니다
평가의 목적은 ‘채점’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대화’입니다.
“이번엔 아쉬웠어요.”보다
“이 경험이 다음 목표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이 구성원을 심판의 대상이 아닌 성장 파트너로 느끼게 합니다. - 감정을 다루는 순간 – 공정성이 아니라 존중이 남습니다
평가결과에 감정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당신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겠네요.”
이 한 문장이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지킵니다.
평가자는 감정을 회피하는 리더가 아니라 감정을 공감하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 마무리하는 순간 – 평가가 아니라 신뢰가 남습니다
면담의 마지막 30초는 결과보다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당신의 성장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는 점수보다 오래 남습니다.
평가의 끝은 결과 통보가 아니라 관계의 시작입니다.
Ⅳ. HR이 제안하는 평가제도 개선 방향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평가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더 빠릅니다.
- 연중 기록형 피드백 문화
한 해 평가가 아니라, 365일 성과 기록을 남기셔야 합니다. - 평가 관찰자(HR) 제도 도입
HR이 평가 과정의 편향과 일관성을 직접 점검해야 합니다. - 상호 피드백 제도화
리더도 구성원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때 신뢰가 높아집니다. - 평가의 목적 전환
보상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성장을 설계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Ⅴ. 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 감정이 아닌 ‘팩트’로 말씀하세요
“왜 제가 B입니까?” “이번에도 저 평가인가요?”
누구나 결과에 아쉬움이 남지만,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절차와 근거의 불투명함입니다.
이의제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음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 평가제도의 구조를 먼저 이해하십시오
대부분의 회사는 상대평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즉, 나 혼자 잘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높은 등급이 부여되지는 않습니다.
등급 분포(A 10%, B 60%, C 30%)에 따라 상대적 순위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불공정함’의 상당수는 정보 부족에서 비롯됩니다. - 불만이 생기는 세 가지 이유를 구분하십시오
① 상사의 주관이 과도하게 작용할 때
② 비교 기준이 불명확할 때
③ 피드백 과정이 부재할 때
결국 투명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 불만의 핵심 원인입니다. - 이의제기는 감정이 아닌 ‘팩트’로 하십시오
“억울합니다.”보다는 “이 지표에서 수치 차이가 있습니다.”가 HR에겐 설득력 있습니다.
공식 절차(평가결과 통보 → 이의제기 기한 → 재검토위원회)를 확인하시고,
① 성과 근거자료, ② 목표 대비 실적, ③ 동료평가·프로젝트 실적 등을 논리적 근거로 정리해 제출하셔야 합니다. - HR이 인정하는 합리적 이의제기의 조건
- 주장이 아닌 근거로 말한다.
- 평가자를 비난하지 않는다.
- 개인이 아닌 조직 기여 관점에서 재평가를 요청한다.
이 세 가지를 충족하시면 실제 재조정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사례 – 근거가 바꾼 평가
한 대기업 직원은 상사평가 항목 중 ‘리더십 발휘’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 결과, HR과 중간관리자의 재검토 끝에 최종 등급이 한 단계 상향되었습니다.
감정이 아닌 근거와 절차를 지킨 결과입니다.

Ⅵ. 결론 – “완벽한 평가는 없지만, 정직한 평가는 있습니다”
평가의 오류는 완전히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오류를 관리하고 줄이는 것이 바로 HR과 평가자의 역할입니다.
공정한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직한 태도, 점수보다 오래 남는 것은 대화의 기억입니다.
공정성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지켜내는 습관입니다.
그리고 그 습관의 출발점이 바로 평가자의 MOT, 즉, 진실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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