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오기 어려운 채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중소·중견기업의 CEO나 인사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정말 사람이 없습니다.”
채용공고를 몇 달째 올려도 마음에 드는 지원자가 없고, 어렵게 면접을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괜찮은 사람을 찾았다 싶으면 연봉이 맞지 않습니다.
어렵게 합격시켜 놓았더니 입사를 포기하기도 하고, 입사한 지 몇 달 만에 퇴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요즘 좋은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약 30년 동안 기업의 인사 현장에서 채용과 평가, 인사기획과 조직관리를 경험했고, 지금은 헤드헌터로서 여러 기업의 핵심인재 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양쪽에서 채용을 경험하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의 핵심인재 채용 실패는 단순히 ‘좋은 사람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좋은 사람이 우리 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채용을 설계하지 못하는 데서 문제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원인을 하나 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1.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보다 ‘좋은 사람을 뽑아달라’고 합니다
채용을 의뢰받을 때 가장 어려운 주문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으로 추천해 주세요.”
좋은 사람이란 누구일까요?
대기업 출신입니까?
학벌이 좋은 사람입니까?
경력이 화려한 사람입니까?
연봉이 높은 사람입니까?
핵심인재 채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좋은 사람’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지금 성장단계인지, 안정화 단계인지, 구조조정이나 혁신이 필요한 단계인지에 따라 필요한 사람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CFO라도 IPO를 준비하는 회사의 CFO와 안정적인 중견기업의 CFO는 요구되는 역량이 다릅니다.
같은 생산책임자라도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회사와 수율·원가·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회사가 찾는 사람은 달라야 합니다.
채용은 사람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람이 입사해서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2. JD가 ‘업무 설명서’에 머물러 있습니다
많은 기업의 JD를 보면 담당업무와 자격요건은 매우 상세합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왜 이 사람을 뽑는가?”
“입사 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1~2년 후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가?”
입니다.
핵심인재에게 JD는 단순한 채용공고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회사를 선택할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자료입니다.
그런데 회사는 후보자에게 10가지, 15가지 자격조건을 요구하면서 정작 후보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왜 이 회사로 가야 합니까?”
좋은 후보자일수록 선택권이 많습니다.
따라서 핵심인재 채용에서는 JD(Job Description)를 넘어 VP(Value Proposition), 즉 ‘우리 회사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가’까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3. 회사는 후보자를 평가하지만, 후보자도 회사를 평가한다는 사실을 놓칩니다
과거 채용은 기업이 사람을 고르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특히 핵심인재 채용은 철저한 쌍방 선택입니다.
기업이 후보자의 경력과 역량을 검증하는 동안 후보자 역시 회사를 평가합니다.
CEO는 어떤 사람인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있는지,
의사결정 구조는 합리적인지,
자신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지는지,
조직문화는 어떤지,
이직했을 때 자신의 시장가치가 올라갈 것인지까지 살펴봅니다.
그런데 면접 현장에서 기업은 여전히 후보자만 평가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핵심인재일수록 회사에 ‘취직’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다음 5년을 투자할 회사를 선택합니다.
따라서 면접은 평가의 시간이면서 동시에 회사가 후보자를 설득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4. 핵심인재를 원하면서 '이직할 이유'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중소·중견기업 CEO들이 자주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제대로 배운 사람을 데려오고 싶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핵심인재가 왜 안정된 직장과 브랜드, 복지와 시스템을 포기하고 우리 회사로 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봉마저 비슷하다면 후보자 입장에서 이직할 이유가 더욱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소·중견기업에는 대기업이 제공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더 큰 권한,
빠른 의사결정,
CEO와의 직접적인 소통,
조직을 직접 만들어갈 기회,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자신의 역할이 커지는 가능성,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과 승진,
IPO나 스톡옵션 같은 미래가치가 그것입니다.
핵심은 연봉의 절대액이 아니라 ‘이직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5. 경력을 지나치게 좁게 정의합니다
“동종업계 출신이어야 합니다.”
“똑같은 제품을 경험했어야 합니다.”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 출신이어야 합니다.”
“해당 업무를 최소 10년 이상 해야 합니다.”
조건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후보자 시장은 급격하게 좁아집니다.
여기에 나이, 직급, 연봉, 근무지까지 붙으면 찾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명 남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핵심인재 채용에서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입니다.
업종 경험은 부족해도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회사 규모는 달라도 성장단계에서 필요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격요건을 반드시 필요한 Must와 있으면 좋은 Prefer로 명확하게 나눠야 합니다.
모든 우대조건을 필수조건처럼 적용하면 좋은 인재를 스스로 탈락시키게 됩니다.
6. 연봉을 ‘현재가’로만 판단합니다
핵심인재 채용에서 가장 현실적인 장벽이 연봉입니다.
기업은 말합니다.
“우리 회사 직급체계상 그 정도는 줄 수 없습니다.”
후보자는 말합니다.
“지금보다 조건이 좋아지지 않는데 굳이 옮길 이유가 없습니다.”
양쪽 모두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문제는 핵심인재를 일반적인 급여 테이블에만 맞추려고 할 때 발생합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이라면 연봉뿐 아니라 성과급, 인센티브, 직급, 역할, 권한, 장기보상 등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성장기업이라면 현재 연봉만으로 경쟁하기보다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보상을 연결하는 구조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핵심인재의 보상은 단순한 ‘인건비’가 아니라 그 사람이 만들어낼 성과에 대한 ‘투자’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7. 채용 의사결정이 너무 느립니다
좋은 후보자를 놓치는 가장 안타까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서류를 받고 일주일,
면접 일정을 잡는 데 또 일주일,
1차 면접 후 다시 검토,
CEO 일정 때문에 최종면접이 연기되고,
처우협의에도 며칠이 걸립니다.
그러는 사이 좋은 후보자는 다른 회사의 오퍼를 받습니다.
핵심인재 시장에서 좋은 사람은 우리 회사만 바라보고 기다리지 않습니다.
채용도 경쟁입니다.
따라서 핵심인재 채용을 시작할 때는 평가기준뿐 아니라 의사결정권자, 면접횟수, 처우협의 범위와 최종 결정 시점까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사람을 발견했을 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회사가 결국 좋은 사람을 확보합니다.
8. CEO가 채용을 ‘인사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실무자 채용은 인사부서가 주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원, 사업책임자, CFO, CTO, 연구소장, 공장장 등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인재 채용은 다릅니다.
CEO가 직접 관여해야 합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핵심인재는 ‘회사’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CEO’를 보고 옵니다.
CEO가 직접 Recruiting을 해야 합니다.
CEO의 경영철학,
회사의 비전,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역할,
어떤 권한을 줄 것인지,
회사를 어디까지 성장시키고 싶은지를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능한 인재에게 CEO와의 면접은 단순한 최종면접이 아닙니다.
“이 사람과 함께 일해도 되는가?”를 판단하는 자리입니다.
핵심인재 채용에서 CEO는 최종 면접관인 동시에 최고의 Recruiter여야 합니다.
9. 입사시키는 데 성공하고, 정착시키는 데 실패합니다
채용의 성공을 ‘출근 첫날’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핵심인재는 기존 조직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CEO는 변화를 기대해서 영입했는데 기존 조직은 그 사람을 경계합니다.
기존 임직원들은 “밖에서 온 사람이 뭘 안다고”라고 생각하고, 새로 영입된 사람은 “왜 이렇게 변화가 안 되지?”라고 답답해합니다.
여기에 CEO가 약속했던 권한까지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면 문제가 커집니다.
결국 어렵게 영입한 사람이 6개월이나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합니다.
이것은 채용 실패입니다.
핵심인재에게는 최소한 입사 후 3~6개월의 온보딩 계획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지,
누구와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지,
어디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첫 100일 동안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채용은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10.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채용을 채용으로만 보는 것’입니다
핵심인재 채용은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 한 명을 잘못 뽑으면 연봉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의사결정,
조직 갈등,
핵심인력 이탈,
사업기회의 상실,
CEO의 시간 낭비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인재의 채용 실패는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반대로 제대로 된 핵심인재 한 명은 회사의 수준을 바꾸기도 합니다.
좋은 CFO 한 사람이 재무관리 수준을 바꾸고,
좋은 연구소장 한 사람이 기술경쟁력을 바꾸고,
좋은 영업책임자 한 사람이 시장을 바꾸고,
좋은 HR책임자 한 사람이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핵심인재 채용을 ‘빈자리 하나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회사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경영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가 아직 선택받을 준비가 안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보다 채용 브랜드도 약하고, 보상 수준이나 복지에서도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채용을 더 잘해야 합니다.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를 정확히 정의하고,
왜 우리 회사로 와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후보자의 시장가치를 인정하고,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CEO가 직접 비전을 제시하고,
입사 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권한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저는 핵심인재 채용의 성공 여부를 세 가지 질문으로 압축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 사람이어야 하는가?”
“왜 이 사람이 우리 회사로 와야 하는가?”
“이 사람이 입사하면 무엇을 바꾸게 할 것인가?”
이 세 질문에 CEO와 인사책임자가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면 좋은 채용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반대로 답하기 어렵다면 사람을 찾기 전에 먼저 채용전략부터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인사 현장에서 사람을 뽑고, 평가하고, 조직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좋은 인재는 우연히 채용되지 않습니다.
좋은 인재가 선택할 만한 회사를 만들고, 그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고,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설득하는 회사가 결국 좋은 사람을 데려갑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됩니다.
HR Story | 이영훈
기업 인사 현장에서 오랫동안 채용·평가·인사기획·조직관리 실무를 수행했고, 증소기업 및 중견기업에 인사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인사컨설팅을 겸험하였으며, 이제는 전문 헤드헌터로 활동하며 중소·중견기업의 핵심인재 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임원 및 핵심 경력직 채용, 채용 포지션 설계, 적정 인재상 설정 등으로 고민하고 계신 CEO나 인사담당자라면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단순히 이력서를 전달하는 헤드헌팅보다, “우리 회사에는 지금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를 함께 고민하는 HR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헤드헌터 Profile / 이영훈
안녕하세요. HR출신 헤드헌터, '이영훈'입니다. 인사쟁이 외길 30년! 다양한 직장에서 수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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